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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주정대 한국 및 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 공인회계사, IOC 스포츠중재재판소 중재인(경제학과,78)
1.먼저 한국인 1호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축구전문 중재인에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동문들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중재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과 더불어 소감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제학과 78학번 주정대입니다. 중재인이라는 직업이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재인이란 영어로 아비트레이터(arbitrator)로 중재에 있어서 중재판정을 내리는 사람입니다. 보통 분쟁이 일어나면 법원에 제소를 하죠. 법원은 국가기관에서 설립한 것인데 여러가지 제약이 많아요. 어떤 법원에서 재판을 할 지도 당사자들끼리 이해관계도 갈릴 뿐 더러 판사를 고를 수도 없죠. 이럴 때 사건을 중재기관(개인, 회사 또는 국가기관 사이에 제기되는 분쟁을 독립적, 중립적인 제삼자로서 심리하고 해결하는 기관)에서 중재로 해결하기로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어요. 중재기관은 법원이 아닌 심판기관이에요. 일반적으로 양 당사자가 중재인을 하나씩 뽑고 두 중재인이 제3의 중재인인 의장중재인을 뽑아서 재판을 하게 돼요. 절차는 재판과 비슷하고 중재규칙에 따라 영미법과 대륙법을 적절히 조율해서 재판을 진행하고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특히 대형사건의 경우 중재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2년전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대형 중재사건의 의장중재인으로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자원개발현장에 까지 가서 사건을 해결한 일이 있습니다.
이전에도 국제 중재인으로 일을 했었고 이번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설립한 중재 재판소인 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서 일할 수 있는 중재인이 된 거예요. CAS는 당사자들의 합의 뿐 아니라 당사자 일방이 제소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중재재판소라고 합니다. CAS에는 세계 각국에서 중재인들이 오는데 여기엔 일반분야 중재인이 있고 축구전문 중재인이 있어요. 저는 일반분야와 축구전문 스포츠 중재인으로 선임되었죠. 현재 CAS에는 우리나라 중재인이 3명 있는데 일반분야 이외에 축구까지 맡게 된 것은 제가 처음이에요.
2. 2019년부터 K리그 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 되셨는데, 국내 축구 발전에 남다른 관심이 이전부터 있으셨는지요?
어렸을 때부터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했어요. 공부하는 것 보다 더 좋아했죠(웃음). 자연스럽게 스포츠에 관심을 가졌고 작년에 K리그 발전 위원회 위원이 되었죠. 인연이 닿아 CAS에서 중재인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3. 외대 78학번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로 활동하시다가 뒤늦게 사법고시에 합격, 판사와 변호사를 거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법고시에 도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저는 어떤 일을 하던지 난관에 부딪치면 물러서기 보다 깊게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이 많았어요.공인회계사 일을 하다 보면 법적인 문제도 마주하게 돼요. 보통은 자기의 분야가 아니다 하고 물러서거나 법조인에게 물어보곤 하는데 저는 직접 알아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회계사일을 10년 정도 하다가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4. 공인회계사, 미국공인회계사, 판사, 변호사, 미국변호사, 국제스포츠중재인 등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인지요?
끊임없는 호기심과 항상 젊다고 생각하는 마음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사가 되고 나서 IMF 시절에 아메리칸 스탠다드가 많이 거론됐어요. 한국적인 기준은 완전히 무시되고 아메리칸 스탠다드만 따르기에 도대체 아메리칸 스탠다드가 뭐일까 해서 미국까지 가서 미국공인회계사 시험을 봤어요. 변호사 시절에는 미국법 얘기만 하면 주눅이 들어서 미국법이 어떤 것인지 공부하고자 해서 합격했죠. 늘 벽에 부딪히는 것을 뛰어넘고자 하는 그런 호기심이 있었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5. 외대에서의 생활은 동문님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나요? 어떤 대학생활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외대라는 환경은 세계 각국의 언어를 만나 볼 수 있는 곳 이자 세계적인 무대에 대해 은연중에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에요. 내가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를 하면서 항상 세계적인 무대를 염두해두고 둘 수 있던 것은 외대에서의 생활 덕분이에요.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만들어 주는 환경을 조성해줬죠.
대학시절에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던 학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덕에 3학년 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죠. 합격하고 나서는 졸업 전까지 국내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6. 지금 한창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자 하시나요?
우선 언어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일을 해보니 세계를 무대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면 영어는 필수예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완벽 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하겠죠. 또 CAS는 본부가 유럽에 있는 만큼 유럽 중심 체계입니다. 공식 회의에서 제 1언어는 프랑스어이기 때문에 모든 회의는 프랑스어로 진행됩니다. 영어는 제 2언어이고 동시통역으로 지원해요. 2025년부터는 스페인어가 제 3언어로 추가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제2외국어를 할 수 있다면 자신만의 무기가 되겠죠.
또 대학시절 본인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분야가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