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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에 대하여

     

     

     

     

    하루는 가까운 지인이 기존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원주택을 건축하려고 하는데 검토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 물어보았다. 전원주택을 짓는데 검토해야 할 사항은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므로 특히, 2가지를 강조하며 알려주었다.

     

    첫째, 토지는 권리관계가 명확하고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권리관계가 복잡하면 건축허가 받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유권을 이전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를 하고 싶을때에는 비용이 들더라도 공인중개사를 통하여 거래를 하여야 한다. 공인중개업소의 경우 중개한 부동산 거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어 1차적으로 배상받을 수 있고, 공인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건축업자 선정에서 건실한 업체를 선정하여야 한다. 특히 계약이행보증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공사 중 건축업자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1차적인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고, 이후 공제조합이 건축업자에게 구상하므로 건축업자는 공사를 신중하고 성실하게 수행하게 된다. 또 건축업자와 건축주는 너무 친하지도 말고,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긴장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이상하게도 건축업자와 건축주가 가까우면 공사비가 터무니없이 올라가거나, 저질의 자재로 시공이 된다. 반대로 둘 사이가 너무 멀어지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건축주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2가지만 잘 검토하여도 경제적인 손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다소 편하게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로부터 한 6개월 지났을까? 지인이 다급히 연락이 왔다. 토지를 매수했는데 필지 분할이 어렵고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인이 매수한 토지의 권리관계가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가 아닌 토지주와 직접계약을 하였고, 토지주는 건축허가가 곧 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6개월째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원칙적으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중도금 반환 및 매수인의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여야 하지만 지인은 꼭 그 토지에 전원주택을 짓고 싶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시간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위 토지의 필지를 분할하여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지인이 집들이를 한다고 초대하였다. ‘와우! 대단한데라는 생각으로 집들이에 참석하였다. 집은 신축이라 깨끗하고 준수하였다. 스타코마감과 중급의 내장재들, 대충 평당 450~500만원 정도 수준의, 그다지 럭셔리하지도 그렇다고 저급의 싸구려 같은 느낌은 없는 보편적인 전원주택이었다.

    지인은 환한 미소로 우리를 이곳저곳 구경시켜 주었다.

    참 보기 좋았다. 많이 힘들고 어려워하더니 기어이 해내셨구나... 하는 대견함과 부러움이 들었다

    그러나 집을 건축하는데 들어간 총공사비를 듣는 순간 머리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인은 건축업자와 너무 친하여 아무런 문제없이 공사를 마쳤고, 서로 합의하여 적당한 가격(?)인 평당 700만원 정도의 건축비로 집을 지었다고 했다.

    그 순간 아차! 건축업자가 로또 맞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집은 평당 700만원 수준의 마감재와 내장재가 들어간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건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알수있다. 반면에 그 사실을 모르는 손님들은 참 대단하다.” “어떻게 직접 집을 지었느냐?”며 칭찬 일색이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그래... 좋은 날이니까 같이 기뻐하자... 집 다지었는데 어쩔 수 없잖아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옛말에 집 한번 지으면 10년 늙는다고 한다. 그런데 지인은 그렇게 마음고생 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나마 그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돌아오는 길에 문득사람들이 남의 말 참 안 듣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집 지을 때 명심하라고 했던 2가지 강조 사항을 정확히 반대로 하여, 돈과 시간 그리고 마음 까지 버려놓고, 저렇게 기뻐하고 있으니, 뭐라 할 말은 없었다. 물론 골치 아픈 토지가 시세보다 매우 저렴하였을 것이고, 그러기에 너무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또 건축업자는 지인에게 온갖 미사어구를 사용하여 지인을 설득했을 것이고, 잘 대했을 것이다. 아마 실제 건축비를 알기 전까지 지인과 건축업자는 의형제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건축업자는 자신의 은인인 듯 얘기했을 정도이니.....

    왜 이리 매번 비슷한 시작과 비슷한 결말이 나는 것일까?

     

    나는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을 시작하려면 우선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러면 피해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조언을 들었으면 그것을 모두 이행하지는 않더라도 참고하고, 다른 것과 비교 분석하고 꼼꼼히 세부적인 것까지 확인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집 짓다 10년이 늙더라도 나의 경제적인 피해는 훨씬 줄어들 수가 있으니 말이다.

    나중에 지인은 자신이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때 후회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집을 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행여나 일이 그르치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예나 지금이나 집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구나.... 라고....        

     

     

    캡처.JPG

     

     

    이승재(인도어,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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